앞선 이야기는 여기서 :)
피렌체, 내게 일어났던 마법같은 일
이태리 여행중이었다. 베르가모-밀라노-베로나-피렌체-로마(바티칸) 순으로 때는 18년 12월 말, 밀라노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넘어 온 후였다. 도시 가득 낭만적인 분위기 속 휘적휘적 쫓기는
heymean.tistory.com
피렌체 주요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미켈란젤로 광장은
유명한 관광 스팟이다.
포토부스가 있던 시내로부터 약 30분 정도를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인데다,
이미 삼삼오오 짝 지어 같은 곳을 향하는 다른 여행객들 덕에
혼자서도 어렵지 않게 인파를 따라 언덕길을 올라갔었다.
아름다운 파란 빛과 연주황 인 듯 노랑 빛이 섞인
차면서도 따뜻한 느낌의 초저녁 풍경이란 계속 쳐다보고 있어도 질리지가 않는 것이었다.

광장 전망대 난간에 조심히 몸을 기대고 그렇게 한참이나 그 풍경을 지켜봤었다.
당시 카메라를 새로 샀던 때라 맘에 드는 세상 한 쪽,
프레임 안에 딱 담을때면 조심스러워 매 순간 숨죽이곤 했는데
난간 근처를 떠나지 않고 넋이 나간 듯 계속해서 프레임을 쳐다보다 보니
처음 와서 본 광경 색은 어스름이 진해져서 어느새 달라졌다는 걸 깨달았다.
풍경을 홀로 뚫어져라 쳐다보던 기억에 남을 저녁이었다.
그렇게 시간이 한참 지났을까, 뒤늦게 아차 하며 내 모습도 이 풍경과 서투르게 사진에 남기려 했을 때
관광객들이 머무르던 난간 근처에 있던 한 청년이 내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.
-"저기, 우리 혹시 서로의 사진 찍어주는거 어떨까?
낯선 사람이 갑자기 다가와서 말을 거니까 고개가 확 들렸다.
근처에서 자기 친구와 서성거리는 걸 관광객들 사이 본 터라,
왜 친구가 있는데도 나한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할까, 싶어 의아했지만
몇 시간 째 사진기를 손에서 놓치 않고 있던 내 눈에 그 남자애의 사진기가 눈에 들어왔다.
자기는 독일에서 공부하고있다고 하고, 자기 친구도 인사시켜주던 중국인 청년.
그리고 얼떨결에 모르는 사람의 카메라를 들고 새 친구의 사진을 찰칵 찍어주는 나.
당시 들었던 생각은,
'나보다 카메라도 좋은 것 같다.
그런데도 마치 잘 다룰 줄 모르는 듯 한 얘는 겸손한 건가?' 였다

자기 카메라로 자길 찍어줬으면 한다며 그가 건네주던 꽤나 묵직한 카메라에 비해
멋쩍었던 그의 모습은
다소 초보적인 느낌이라 사진 찍힐때 아주 약간 못미더웠는데
찍고 보내 준 내 사진은 꽤나 마음에 들었다.
시간이 흐르는 데도 한편 멈춘 듯- 그렇게 미켈란젤로 광장에서
풍경을 즐기다 새로운 친구와 몇 마디 나눴을 땐 이미
광장에 도착한 후로부터 세시간 정도는 지나있던 것 같다.
어두워 진 걸 보니 낮의 일이 기억이 난 걸까
사진 청년에게 일찍이 시내에서 있던 일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.
분명 2유로에 네컷짜리 사진기계였지만
두배수로 플래쉬가 터져 의아했던 바로 그 포토부스 얘기를.
막상 나온 사진은 한 장 이었다며 '이것 봐' 하고 사진을 꺼내려는 순간
지도, 관광 브로슈어 등과 겹쳐 들고다니던 종이 뭉치엔
사진은 홀랑 어디론가 빠져버린 것을 그제서야 알았다.

허무하게 잃어버리고 만 내 사진.
'분명 훌렁훌렁 돌아다니다 피렌체 시내 한 구석에 떨구셨구만' 하고 생각했다.
(이어서)
피렌체, 내게 일어났던 마법같은 일 (마지막) - https://heymean.tistory.com/m/35
피렌체, 내게 일어났던 마법같은 일 (마지막)
앞선 이야기는 이곳에서 :) heymean.tistory.com/34 피렌체, 내게 일어났던 마법같은 일 2 앞선 이야기는 여기서 :) heymean.tistory.com/33 피렌체, 내게 일어났던 마법같은 일 이태리 여행중이었다. 베르가모-
heymean.tistory.com
'Travels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시애틀 1 : 매력적인 도시, 그리고 항구 | 파이크플레이스마켓을 시작으로 (0) | 2020.07.02 |
---|---|
피렌체, 내게 일어났던 마법같은 일 (마지막) (0) | 2020.06.10 |
피렌체, 내게 일어났던 마법같은 일 (0) | 2020.06.07 |
세비야의 군침 도는 타파스 경험 : Dos De Mayo (2) | 2020.06.06 |
기억나는대로, 세비야 (0) | 2020.06.04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