001_ “아 어제 그 손님 특이했지”
-
영화 어바웃 타임을 본 적 있다.
총 두 번 봤고 언제나 큰 여운을 주었던 영화인데
다시 봐도 매번 (더)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바로
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
카페 종업원의 미소를 주인공 팀이 놓치지 않고 맞인사를 건네는 부분이다.
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혹여 이 글을 읽을까 가능한 더 적지는 않았지만,
내게 그 장면이 주는 의미는 굉장했다.
역설적인 부분이 한 몫 했다.
더더욱 바쁜 하루 속에서도
그 하루를 더 온전히 즐기며,
조망하듯이 살아내려는 노력에 대해
생각하고 또 실천하게 된 계기였다.
가끔 불어오는 바람이
뺨을 시원하게 치고 가는 느낌,
거스름돈을 건네어 줄 때 굳이
눈을 맞춰 지어주는 종업원의 웃음,
타이밍 맞게 바뀌는 신호등이, 이에
의기양양한 내 발걸음에 주는 에너지 등
이런 것까지 놓치지 않기로 결심했을 때 결국
좋지 아니한 날은 없다.
당장 해야 할 공부라던가,
졸업 후 투자해야 할 미래 직업 경로에
조금만 더 신경 써서 받으면 좋을
부모님의 일상 전화에
힘을 더 쓰는 것이 좋겠다고,
머리로는 뒤늦게 생각하곤 하는데
내 머리보다 더 내 눈빛이, 마음이, 손길이
다시 마주칠 여지없이 그저
스쳐 지나가는 친절한 어떤 이들에게
먼저 크게 웃어 보이고, 있는 힘껏
내 작은 노력을 알아달라는 듯이도
크게 내보이는 감사합니다 목청 큰
- 두, 세 마디를 나는 멈출 수 없다.
조금이라도 더 매끄럽게, 복잡한 음식 주문을
상대방이 최대한 알아듣기 편한
순서로, 어조로, 또 목소리 크기로
내뱉기를 매 순간 자동적으로 희망하는 나는
어바웃타임의 해당 장면을 너무 불필요하게 인상적으로 본 것일까?
당신이,
당신의 하루를 특별하게 여기게 되는 계기를
어쩌면 내가 제공하면 좋겠다.
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서 불필요한 순간들에
온 에너지를 항상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.
특별한 에너지는 사람 사이 분명히 느껴진다.
/ 미묘할수록 그 임팩트는 더 크다.
불필요하게 죄송하다는 말을,
티 나는 눈웃음 지으며 많이 해서
더 생각나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. 아 어제 그 손님 특이했지 하고